[슬기로운 직생] 화성시 송산면- 탈취기, 손가네국밥 그리고 다예랑(2)
손가네국밥에서 취한 기분(?)을 덜어내기 위해 전통찻집 '다예랑'을 방문하였어요. 잘모르는 집이지만 지나는 길에 조그만 간판이 있어서 방문하였어요. 가는 길에 친구와 이런 이야기를 했죠.
나 : 계란 노른자 띄워놓은 쌍화차로 먹어볼까? 그런 것 나오는 것 아니야?
친구 : 아~ 그 예전 다방에서 팔던 그 쌍화차? ㅋㅋ
나 : 그 것이 Retro 아니여 ^^
사용자경험 (User Experience ; UX)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든 총체적 사용자경험을 극대화하도록 설계 및 제작하라는 개념입니다. 그 사용자경험 관점에서 한마디로 다예랑에서의 경험을 표현하자면 '빨리빨리 세상'에서 "느릿느릿 세상'을 잠시 다녀온 경험이였어요.
다예랑
누구 이름같죠. 성다예? 윤다예? 정다예? 박다예? 은다예? 은다예는 아프리카 축구선수 이름이고. ㅋ 규모가 크고 유럽식 건축물 모양이 아닌 시골 동네 허름한 가정집이 나타났어요. 직감으로 사장님이 돈을 벌기위해 하는 것이 아니고 '차'와 '다도'가 좋아서 하는 취미 생활같은 것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들어가는 입구 벽에 적어 놓은 '시(poem)' 같은데. '차'가 아니라 '술'이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이죠? ^^ 아쉬운 건 다음의 문구가 몇번째 잔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났어요.
"찻잔에 떠다니는 그리운 그님의 얼굴을 마음속으로 떠나보내네"
(나도 시처럼 작성해 보아야겠어요.)
집안에 들어서니 잊어버리고 있던 향기와 색깔이 어머니 품처럼 나를 반겨주네. ^^
차도 약 달이듯이 다렸나 봐요. 느릿 느릿한 정성으로...모형이예요!
가격 심상치 않쵸. 8천원. '흑삼차'에 도전하려했는데 친숙한 것으로 우선 선택했어요.
대추차
너는 '대추 차'니 '대추 죽'이니? ㅋㅋ 처음 마주하는 생소한 너의 모습에 요리 조리 살펴보니 너는 '죽' 분류로 들어가야 할 것 같다. ^^ 얼마의 시간이 걸려야 너의 모습이 이렇게 나올 수 있는 것이니? 대추야 대답 좀 하렴.
** 대략 30분 기다렸습니다. 아마도! Maybe! 예전 조선시대 방식으로는 대추가 죽처럼 물러질 때까지 달여서 만들었던 것 같아요. 그 정성에 감탄스럽네요. 사장님이 무슨 마술을 부리신 것인가?
왜 '느릿느릿한 세상'으로 들어간 느낌이라고 표현한 것인지 아시겠죠.
메뉴명 | (평균) 제조 소요시간 | (평균)가격 |
스타벅스 커피 | 5분 | 4,000 |
다예랑 대추차 | 30분 | 8,000 |
다예랑 쌍화차 | 30분 | 8,000 |
쌍화차
윤석열이 내린 사약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가만히 보니 다양한 견과류 (밤, 잣, 호두 등)이 들어가 있어요. 다행히 사약은 아니니 아직 죽을 떄가되지는 않았나봐요. 찻잔을 들어보니 '돌솥밥'드는 것과 같아요. 뜨겁고 상당히 무거워요. 마시는 사람을 위해 식지 않도록 정성을 다한 선조들의 지혜 같아요. 거 있잖아요. 목마른 나그네를 위해 물 위에 잎사귀 하나를 띄워 놓은 센스!와 비슷. 한 사발 느릿느릿 다 마셔버렸어요. (뜨거우니 빨리빨리 먹을 수가 없어요~~)
보이차
그전에 이 것이 무엇인고?
나 : 소똥 뭉쳐놓은 것 아니야?
친구 : 에이 찻집에 무슨 소똥. 깐 오리알 뭉친 것 같은데?
사장님 : 보이차예요
우리: 예?? 보이차요??
보이차를 중국인들이 이렇게 묶어서 판매하나봐요. 음 소똥과 비슷한데...말똥구리 비디오에서 본적이 있는데...음...
사장님이 서비스로 보이차를 주셨어요. (이 것은 유명한 중국차죠~)
아! 찻잔이 심상치 않아요. 물고기가 찾잔 안에서 이리저리 놀고 있는 것 같아요! 아! 누가 이런 생각을 했을까요? 차를 마시는 사람을 위해서 참 멋스런 아이디어 같아요. 생각하면서 마시는 차, 느릿느릿한 세상 아닌가요? 사용자경험(UX), 이런 것이 아니던가요?
나도 영화에서 본 다도 예절을 따라서 도전해 보았어요. 이거 이거 손이 영 아니네. ㅋㅋ 왜 모델을 써서 광고를 하는지 이유를 아시겠죠. ^^ 안팔려요! 아무도 안사요!
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
다예랑에 입장할때부터 나올때 까지의 과정을 다시 반추해보세요. 제가 왜 잠시 느릿느릿한 시간의 공간으로 갔다 왔다고 한 이유를 아시겠죠? 느릿느릿한 세상에서의 느린 사고? 편안함? 또는 행복감? 또는 추억? 아니면 모두? 이것이 바로 총체적 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 UX)라고 할 수 있겠죠.
스타벅스 이런 음료에 비할 수 없는 가치와 경험이 들어있어요. 8천원 이상의 가치가 있었어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오늘도 즐거운 직생이였어요.
P.S. 이 집의 Ace 차가 있어요. "흑삼차" . 이 차를 위해 인삼을 직접 제조, 가공하는 것 같아요. 다음에 가서 마셔보려고 여운을 두고 나왔어요.